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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

[나홀로 제주여행] 3일차, 혼돈의 시간...

 3일차.

여행 첫날 스쿠터를 빌릴때 2박 3일로 계약했기 때문에 반납을 위하여 하루를 포기하고 서귀포에서 제주시까지 달려야했습니다. 왜 하루를 포기했을까요? 바로 "비" 때문입니다ㅜㅠ 스쿠터의 단점이 아무래도 날씨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겠죠. 전날 은하모텔에서 푹 자고 10시쯤 일어나 창문을 보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2일차, 3일차에 비가 올거라는 건 여행 출발전부터 알았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정작 비가오니 기운이 빠지더군요. 비맞으면서 공항까지 갈 생각을 하니 아찔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어쩔수 없죠. 스쿠터 반납은 해야죠... 그렇게 아침도 거른채 냅다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방이 너무 커서 우비도 안맞아서 과감히 던져버리고 맨몸으로 부슬비를 맞으면서 초장부터 긴장하고 이틀간 익혀온 라이딩 실력을 총동원해서 달려나갔습니다. 산간도로(한라산을 중심으로 바로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붙어있는 도로였던것 같습니다.)에서는 사고가 나도 스쿠터 보험 적용이 안된다는 업체 설명을 상기하며 서귀포에서 좌측으로 달린 후 1135도로타고 바로 제주시로 돌입하려고 했습니다.

 

 

 여기가 바로 1135도로 초입부분 입니다. 그런데 제가 왜 여기서 사진을 찍었을까요?

 아무 건물조차 없는 이 황량한 도로 한복판에서 제가 왜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을까요?!!

 스쿠터가 멈췄습니다 ㅋㅋ 급하게 인터넷 검색해보니 엔진과 바퀴를 연결해주는 고무벨트가 끊어졌을 것이랍니다!

완죤 황당했습니다. 한창 달리다가 순간 앞으로 안나가기 시작했고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달리던 힘 그대로 갓길로 들어왔습니다. 차도 없고 속도도 낮았고 항상 최우측차선만 이용하다보니 이같은 상황에서 아무런 사고없이 갓길로 빠질 수 있었지만 만약 차가 많은 날 1차선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했습니다. 스쿠터 업체에 전화하니 바로 간다고 했지만 바로 와도 1시간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때야 어차피 부슬부슬 비도 오고 제주시 도착하자마자 바로 반납할 생각이였기에 잘 됐다 싶었습니다. 스쿠터 빌릴 당시 물어보니 제주도 남부쪽에서 출장반납을 할 경우 6만원 내야한다고 했었습니다. 차라리 저한테는 잘 된일이죠! 스쿠터 고장이야 본인 잘못도 아니고 정비 제대로 안한 업체 잘못이고 스쿠터를 고치거나 가질러올 경우 1톤 트럭을 타고올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판단하였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기달렸습니다. 그렇게 1시간 20분 정도가 흐르고 트럭이 도착했습니다! 원래는 똑같은 기종의 다른 비노를 가지고 와서 고장난 원래 비노와 교체해주고 갈려고 했다는데 제가 어차피 비때문에 반납하러 가던 길이였으니 이자리에서 바로 반납한다고 했습니다. 직원분도 알았다고 했는데 막상 주위에 버스정류장도 없고 하니 제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태워다 주신다고 했습니다. 알았다하고 트럭에 타서 2분정도 달리니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절묘한 타이밍! 하늘이 나를 위해 비를 꾹꾹 참았던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ㅋㅋ 그렇게 장대비를 해치며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습니다! 급하게 터미널 부근 맛집 검색해서 "무진장 식당"에서 회덮밥을 먹었습니다! 사진을 안찍어서 아쉽지만 사진찍을 경황이 없었습니다. 비는 오고 운동화는 젖었고 이제 어디로 가야할지 정해지지도 않아서 공황상태였기 때문이죠 ㅋㅋ 3일차까진 제주도 서쪽부근을 돌아다녔기 때문에 식사 후 무작정 동일주 버스를 타고 성산일출봉으로 떠났습니다! 이런 멋진 방랑자여 ㅋㅋㅋ

 

 

 비내리는 날 성산일출봉으로 떠나는 동일주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 풍경 한컷! 드럽게 못 찍었네 ㅋㅋ

 버스에서 한참 자다가 방송으로 "성산^$%6" 하는 소리를 듣고 급히 내렸더니 정확히 성산일출봉 앞에 내렸습니닼ㅋ 내리자마자 이동네 어떤 아주머니가 자꾸 자기네 모텔에서 자라고 호객행위를 하시더군요;; 호객행위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괜찮다고 하고 또다시 인터넷을 검색했습니다. 그런데 전날 숙박비로 2만 7천원을 소비했기 때문에 오늘은 그냥 게스트 하우스에서 자야겠다하고 길가에 위치한 성산 게스트하우스에 무작정 들어갔습니다. 숙박비는 1만 5천원! 비도 오고 기운도 없고 해서 검색도 채 안해보고 그냥 들어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굿초이스였습니다 ㅋ 첫날 게스트하우스에서는 피곤에 쩔어 그냥 기절하듯 자버렸지만 이날은 사람들과 자기소개도 하고 여행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그랬죠. 그러다 주인아저씨께서 오늘 묵는 여자 두분이 낮부터 바베큐하자고 졸랐다며 4인 이상이 되야하니 같이 하자고 넌지시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그날 묵은 남자 4명 중 한분은 이미 밥먹으로 나갔고 저포함 세명이서 우물쭈물거리다가 그냥 하자고 의견을 모았지요. 6시 30분부터 어색한 분위기에서 시작한 삼겹살파티는 점점 이야기가 오가며 술 한잔하고 분위기가 풀어져 신나게 이야기하고 놀았지요! 그날 멤버분들과 이야기도 잘 통하여 농담도 주고 받고 하면서 한참 놀다 사장님이 10시 30분에는 마무리해야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올라가서 잤습니다 ㅋ 이날은 게스트하우스의 묘미를 제대로 느낀 날이였습니다 ㅋㅋ

 여기가 주차장 입니당~

이게 전면 사진~

 

아 그리고 제가 4일차에 같이 묵은 분께 들은 이야기인데요. 원래 성산 게스트하우스가 주인분이 불친절해서 이미지가 안 좋았다고 합니다. 근데 그 주인은 1년전에 바뀌었다고 합니다. 지금 사장님 되게 푸근하고 그냥 옆집 아저씨 같아요 ㅋㅋ 그리고 성산에는 "성산" 게스트하우스와 "성산일출봉" 게스트하우스 이렇게 비슷한게 있는데 제가 묵은 곳은 "성산" 게스트하우스 입니다~ 참고하시길!

 

3일차 느낀 점.

비오는 날엔 스쿠터를 타지말자. 스쿠터는 언제 고장날 지 모르니 조심하자. 사고나 고장이나면 대략적 위치를 설명하여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진입했던 거리 이름을 기억하자. 비오는 날엔 여행하기가 싫다. 게스트하우스는 참 재밌는 곳이구나.

 

 

3일차 경비.

회덮밥=5,000원(기억이 잘;;), 동일주 버스비=3,000원, 게스트하우스=15,000원, 바베큐파티=10,000원

 

우왕~ 3일차에는 은근 얼마 안쓴 것 같네요 ㅎ 게을러서 4일차는 언제 올라올지 장담 못 합니다 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